일본어를 좀 하고 JーPOP도 짱 좋아한다! 아니면 나는 트로트의 원조인 엔카가 좋다!(...)하시는 분들은 노래방에 가서 금영이나 태진 반주기에 자신이 아는 곡이 수록되어있지 않아 좌절했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 반주기가 있는 곳을 찾게 되는데요, 한국에 일본 반주기가 있는 노래방이 그리 많지 않죠. 제가 알기론 한국에선 종로•강남•부평의 '마네키네코 노래방'과 신촌의 '블루노래방'이 전부입니다. 최근 두 곳을 모두 방문했는데, 이 포스팅에선 오늘 갔던 마네키네코 노래방을 중심으로 후기와 비교분석글을 적어보겠습니다.
마네키네코 노래방은 일본의 전국적인 노래방 체인점입니다. 일본에서는 폐업한 노래방을 인수하여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유명한 노래방 체인인데요, 몇년 전 한국에도 진출했습니다. 제가 간 종로점은 1호선 종각역 근처의 '젊음의 거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데요, 아래 사진과 같은 밝은 노란색의 광고판이 건물 유리 커튼월에도 붙어있어 환하게 빛나기 때문에 금방 찾을 수 있죠.
-건물 5층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면 마네키네코가 기다리고 있지요~^^
- 방 내부. 매우 청결한 편이고 실내 전등도 켤 수 있습니다. 근데 불을 켜면 너무 환해서 집 같은 분위기라 일부러 꺼뒀습니다.
이제부터 몇가지 항목에 걸쳐서 신촌 블루노래방과 마네키네코 노래방 종로점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청결도/인테리어
단연 마네키네코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네키네코의 내부 인터리어는 매우 밝고, 깔끔한 현대적 스타일입니다. 또 노래방 자체도 지상에 위치해 있어 공기도 맑고 폐암 걸릴 확률도 낮습니다(...1급 발암물질 기체인 라돈은 공기보다 무거우므로 지하에 많이 쌓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놀랐던 것은, 방 내부가 놀라울 정도로 청결했다는 점입니다. 손을 닦을 수 있는 물수건과 마이크 커버도 제공되었다는 점에서도 서비스에 신경을 쓴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블루노래방은 정 반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범한 90년대 지하식 노래방입니다. 3번 방문했었지만 물수건과 마이크 커버는 한 번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2. 서비스/친절도
서비스도 마네키네코의 압승입니다. 서비스라면 여러 항목이 있겠죠? 우선 '추가 시간 서비스'. 제가 오늘 마네키네코에 갔었을 때엔 마침 '한시간 가격에 두 시간 서비스' 이벤트를 하고 있던 중이라 추가 시간은 따로 더 주지 않았습니다. 기본 시간을 1시간으로 친다면 1시간 더 서비스를 했다고 봐야 하나요. 이렇듯 마네키네코는 뒤에 사람이 기다리지 않는 한 서비스 시간은 확실히 많이 줍니다. 반면 블루노래방은 뒤에 예약이 있건말건 10분~최대 20분의 서비스 시간을 줍니다. 항상 아쉬운 부분이었죠.
'직원들의 서비스'도 평가 항목입니다. 마네키네코는 스탭 분들이 친절했습니다. 노래방에 들어갈 때에도 설문지(일본어로 앙케-토라고 하죠)를 주고 서비스의 만족도와 불편한 사항을 답할 수 있게 한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블루노래방은 사장님이 약간 친절하시긴 했습니다만, 기본적인 서비스였습니다. 사장님보다 제가 더 친절했다고 할 수 있겠군요. 개인적으로 보기엔 LIVE DAM반주기와 네임밸류로 인해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니 굳이 서비스를 친절하게 할 유인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편의 서비스'도 평가 항목 대상입니다. 음료/먹을거리 판매 서비스는 마네키네코쪽이 훨씬 합리적이었습니다. 기본적인 맥주 할인 행사부터 6가지 음료수, 커피, 아이스크림 무한리필(드링크바라고 부릅니다)을 2000원에 하는 행사등을 진행하고 있어서 요즘 추세에 부합하는 노래방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블루노래방은 나쁘지는 않지만, 평범합니다. 시가보다 많이 비싼 음료를 냉장고에 넣어놓고 파는 것이니 말이죠.
3. 반주기
이 반주기 부분에서만 블루노래방이 마네키네코를 조금 앞서거나 비슷합니다. 굳이 따진다면 동점입니다. 먼저 일본 반주기에 대해서 설명드릴 필요가 있겠군요.
블루노래방에는 DAM과 JOYSOUND라는 회사의 반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네키네코에는 UGA라는 회사의 반주기가 있지요. DAM과 JOYSOUND는 한국의 금영 태진과 같은 일본 가라오케 반주기 시장의 양대 거물이고, UGA는 JOYSOUND의 계열사입니다. 일본 최신 반주기의 대표주자로는 DAM의 LIVEDAM 반주기, JOYSOUND의 JOYSOUND f1 반주기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 JOYSOUND f1 반주기는 국내에 아직 없고, LIVEDAM 반주기가 블루노래방에 있습니다. 마네키네코의 UGA NEXT반주기는 대표주자라고 할 순 없지만(...) UGA 계열에서는 최신 모델입니다. DAM은 가장 다양한 일본 곡과 마이너한 팝송까지도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에 비해 JOYSOUND와 UGA는 곡 수 측면에서 약간 빈약합니다. UGA는 곡이 제일 빈약한 편인데, 현재 JOYSOUND의 계열이므로 신곡 업로드를 JOYSOUND와 공유하며 곡 수를 확충시켜 나가고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마네키네코에는 금영 반주기와 UGA NEXT 반주기가 같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단점을 들자면 UGA NEXT 반주기에 없는 곡이 다른 일본 반주기에 비해 비교적 많은 편이라는 것(가수는 검색되지만 가수를 누르면 그 가수의 곡이 아예 안뜨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또 일본 현지보다 한국 마네키네코의 업데이트 속도가 1달 정도 느리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 두 단점을 마네키네코 측에서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곡 추가가 한달 늦어지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찾는 곡이 없을 시 스텝 분들에게 문의하면 최대한 도와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각 방마다 붙여놓았습니다. 또 다행인 것은 UGA엔 없는 곡이 금영엔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해서 쓰면 '어느 정도는'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기 때문에, JOYSOUND f1이나 LIVEDAM 등 다른 반주기를 들여오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LIVEDAM 하나 때문에 박한 서비스 시간을 무릅쓰고도 블루노래방에 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반면 블루노래방은 LIVEDAM, 이거 하나 때문에 엄청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업데이트도 거의 실시간(...)으로 되는 편이고, 최신 노래인데도 뮤직비디오 영상이 나오니 노래를 즐길 땐 더 좋은 편이지요. 없는 곡이 거의 없다시피 한 점도 엄청난 장점 중 하나입니다. 다만 블루노래방은 LIVEDAM이 있는 방을 제외한다면, 갈 곳이 못 됩니다. 이번 8월달에 LIVEDAM 방의 예약이 다 차서 JOYSOUND 반주기와 금영 반주기를 같이 쓸 수 있는 방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두 반주기 모두 90년대 말~00년대 초 vivaus2급 구식 반주기였고, 심지어 JOYSOUND 반주기는 2012년 곡까지밖에(2013년 8월에 갔는데도!!) 업데이트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람이 없어도 서비스는 10분이었고요. 이런 심각한 단점도 존재하니 "굳이 평가하자면 동점"이라고 한 것입니다. 사실 마네키네코는 LIVEDAM의 부재를 상쇄하고도 남는 매력적인 가격과 이벤트가 많으니, "앞에서 나온 단점 다 상관없어! 나는 LIVEDAM 아니면 안돼!"라는 분은 블루노래방으로, 그러지 않으신 분들은 그냥 마네키네코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4. 가격
가격은 역시 마네키네코의 압승입니다. '1시간 가격에 2시간 이벤트' 외에도, 마네키네코에서는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하는 현명한 정책이죠. 주중/주말 상관없이 6-12시는 한국반주기 방과 한국+일본반주기 방 모두 2000원/1인당이라는 싼 가격에 노래를 즐길 수 있고, 그 외 시간대의 요금은 일반 노래방과 비슷하거나 싼 편입니다. 이 외에도 '한시간 요금+10000원'에 12:00-19:00/ 0:00-6:00 의 7시간/6시간 동안 목이 남아있긴 하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등 다양한 정책이나 이벤트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10월 말에 들어선 마네키네코를 찾는 고객들에게 쿠폰과 '1+1이벤트(단, 월~목 오후 시간 사용 한정입니다)'를 쓸 수 있는 명함식 쿠폰을 함께 증정하고 있더군요ㅎㅎ
블루노래방은 다양한 이벤트가 0에 수렴합니다. 가격은 15000*시간이니, 한시간 부른다고 한시간 더 줄 일은 없을 겁니다. 절대로.
5. 총평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제 사견도 첨가해서 비교 분석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잘 보셨는지요? LIVEDAM 만 제외한다면 마네키네코의 압승이군요. LIVEDAM은 분명 즐거운 경험입니다만, 저는 LIVEDAM보다는 마네키네코의 서비스와 성실함에 점수를 더 주고 싶네요. UGA NEXT라는 약간의 약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 '1시간 가격에 2시간 이용 이벤트'가 있어서 2시간동안 정말 재미있게 놀다 왔는데, 앞으로도 마네키네코가 여러가지 이벤트로 손님들을 많이 끌어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아침에 친구들과 또 방문해야겠군요.
아 참, 마네키네코 종로점 안에 'AKB48'의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용을 보니, "일본 전국, 노래하며 춤추자! AKB48 & JOYSOUND f1 캠페인". JOYSOUND가 AKB를 광고모델로 정식 기용한 것 같습니다. AKB48 최신 싱글 '恋するフォーチュンクッキー’가 따라하기 쉬운 '코이츈 춤'으로 일본에서 대박을 쳐서 그런가 보네요. 8월 큐슈 여행할 때 한참 1위 찍던 곡이 이 곡이어서 잘 알기도 하거니와, 최근 할짓없을 때 예능프로인 AKBINGO!를 보곤 했기 때문에 꽤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ㅎㅎ 한 장 갖고오고 싶었다는 것은 비밀
기계만 빼면 서비스도 개판인 블루노래방에 갈 필요가 없죠..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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