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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8일 화요일

<일본 일주 여행> 2. 전통의 도시, 카나자와 유람

2. 2016.08.23 전통의 도시, 카나자와 유람




  비교적 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었던 토요코인 카나자와코린보점. 토요코인은 일본 전국 및 한국, 캄보디아에 총 256개(2016년 6월 기준)의 지점을 갖고 있는 대형 비지니스 호텔 체인이다. 부산에도 5개의 지점이 있는데, 일본 지점들과 같이 방의 디자인이 획일적이다. 방의 디자인을 획일화하여 설계비를 낮추고, 일정 수준의 서비스를 보장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호텔계의 맥도날드'라는 말이 적합할 듯 하다. 어쨌든 이 지점의 조식과 호텔 방은 평균 이상이었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카나자와 성과 켄로쿠엔을 보기 위해 출발한다. 카나자와는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어 관광하기 정말 편한 도시다. 토요코인 카나자와코린보 지점은 유명 관광지에 바로 붙어있어 입지가 최고다. 도로 옆 전기시설조차도 일본식 전통 담으로 아름답게 꾸민 것이 눈에 띈다.


  카나자와 성과 켄로쿠엔은 바로 붙어있고, 굉장히 넓다. 도시 한 가운데에 이처럼 큰 정원과 공원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뉴욕에는 센트럴파크가 있고, 워싱턴에는 The Mall이 있으며, 도쿄에는 신주쿠교엔과 메이지신궁 등 대형 공원 및 휴식공간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대형 공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전주시도 그렇지만... 다행히도, 지금 서울시에서는 옛 용산 미군기지 부지 중 243만㎡를  용산공원으로 되살린다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교쿠센인마루정원(玉泉院丸庭園)으로 들어간다. 이 정원은 카가번 3대 번주 '마에다 토시쓰네'에 의해 1634년 조성된 것이다.  카나자와 성의 일부로, 번이 폐지될 때까지 카나자와성 교쿠센인마루에 존재했던 정원이다. 접대 장소로 쓰인 켄로쿠엔에 비해 번주의 안뜰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돌담을 디자인적 요소로 창조적으로 활용한, 독창적인 정원이라고 한다. 정원은 메이지 시기에 버려졌지만, 2008년부터 5년간에 걸쳐 문헌과 발굴조사, 역사자료에 의거한 설계를 진행해 2013년 5월부터 정비공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015년 3월에 마침내 복원되었다.

  맑은 날씨와 어울려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이었는데, 최근에 복원된 줄은 몰랐다.


  카나자와 성!!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문화재가 도시 곳곳에 잘 보존된 교토같은 도시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카나자와는 이번 여행 1순위였다. 그래서 일정을 줄여가면서도 2일이나 관광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 대부분의 관광지의 입장료가 무료인 것도 매력이다.

  카나자와 성은 흰 기와로 유명하다. 카나자와성의 기와가 왜 흰색인지는 아직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기와에 납을 첨가했기 때문인 듯 하다. 납에는 소량의 동을 첨가하는데, 동을 첨가하면 강도가 높아지고, 산에 의한 부식이 덜 된다고 한다.


  니노마루 광장에서 산노마루 광장으로 나갈 때, 지나야만 하는 '하시즈메문 츠즈키 야구라'. 본래 산노마루 광장에서 하시즈메다리를 건너 하시즈메 1문을 지나 니노마루로 향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한 중요한 망루라고 한다. 벽과 대들보 등 성벽의 지지대가 모두 흰색으로 칠해진 것이 정말 매력적이다.

  창문 아래 보이는 것은 '다시'라고 하는 돌출창인데, 이는 적이 침입했을 때 돌을 떨어트릴 수 있는 장치라고 한다. '다시' 안쪽에서 바닥을 열면 아래 해자와 돌담이 보이므로, 적이 해자를 넘어 돌담을 타고 침입할 시 돌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시오토시(石落とし)‘라고도 한다.


  등을 돌려 잔디밭을 찍어본다. 잔디밭과 전통건축, 그리고 푸른 하늘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지금봐도 정말 잘 찍은듯. 이 잔디밭은 산노마루 광장이라는 곳이라고 한다.

  산노마루는 이시카와문과 카와키타문 두 문을 통과해야 나오는 내부 성곽이다. 마에다 토시이에의 입성 후 중신들의 저택이 이 곳에 지어졌지만, 이후 모두 성 밖으로 철거한 후 경비 업무를 맡는 무사들의 숙직실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푸른 잔디밭만 남아있을 뿐이다.


  맨 오른쪽에 있는 건축물이 '히시야구라'이다. 니노마루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매우 화려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돌을 굴려 적을 막는 장치와 산 형태의 지붕 등 침입 방지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이는 천수각이 없는 카나자와성에서 상징적인 건물이었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누각을 가로지르는 긴 복도 건축물이 바로 '50간 나가야'다. 50간은 말 그대로 길이를 의미하는 듯 하다. 50간 나가야의 벽을 잘 보면 1,2층 창문이 엇갈린 위치에 놓여져 있다. 이는 전쟁 시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교차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편 니노마루측 벽은 미관을 고려해 1,2층의 창문이 위아래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한다.


    산노마루 정원 끝에서 바라본 50간 나가야. 천수각이 소실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시카와문을 지나 켄로쿠엔으로 향한다.


  켄로쿠엔(兼六園)은 입장료가 있지만,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입구 주면엔 교토의 키요미즈자카처럼 상점이 줄지어 있기 때문에, 와본 김에 기념품 상점을 들러 기념품을 구매했다.

  켄로쿠엔의 이름 유래는 이 정원이 6개의 뛰어난 경관, 즉 '6승'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글자 그대로다. 켄로쿠엔은 미토의 카이라쿠엔, 오카야마의 코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힌다. 13년에 코라쿠엔을 가봤으니 2곳은 이미 섭렵한 셈이려나.

  홈페이지에 따르면 켄로쿠엔은 '회유식 정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회유식'이란, 건물 안에서 앉아 연못의 풍경을 바라보는 좌관식 정원과는 달리 넓은 토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큰 연못, 구릉, 정자 등을 만들고 전체를 유람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래서 인공적인 미가 주로 느껴지는 다른 일본식 정원과는 달리, 자연적인 미를 음미할 수 있다.

  사진 속의 등은 켄로쿠엔에서 가장 큰 연못인 카스미가이케(霞ヶ池) 연못에 있는, 코토지 등롱(徽軫灯籠)이다. 켄로쿠엔이라 하면 이 풍경을 떠올릴 만큼 유명한데,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등의 다리 2개가 거문고의 현 지지대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나자와 시민의 대표 휴양지이기 때문인지 정원에는 사람이 많았다. 정원을 유람하다 갑자기 높이 솟아있는 청동 상을 발견했는데, 처음엔 공자 상이 여기 왜 있나 했었다. 근데 알고 보니 '메이지 기념의 표식'이라고 하여 세이난 전쟁에서 전사한 향토 군인의 위령을 달래는 상이라고 한다.


  여름의 카스미가이케 연못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뭇가지와 나뭇잎 위에 쌓인 눈을 볼 수 있는 겨울이 아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너무 걸어서 조금 쉬고자 우치하시테이(내교정)에서 파는 빙수를 샀다. 딸기 연유빙수였는데, 일본식 빙수를 먹어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신기했다. 거친 얼음조각이 주인 일본식 빙수는 설빙 등의 한국식 빙수에 비할 바는 못되었지만, 옛 과거의 향취가 있었다.


  히사고이케 연못쪽으로 향하면 나오는 미도리타키 폭포. 카스미가이케 연못에서 흘러나온 물이 떨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높이 6.6m를 자랑하는 폭포의 우렁찬 함성은 푹푹 찌는 일본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눈과 귀가 시원해서 그런지 주변에 사람들이 특히 많이 모여 폭포를 보고 있었다.


  켄로쿠엔을 나와 세 번째 목적지인 21세기 미술관으로 향한다. 내려오는 비탈길에 빨간 토리이가 줄지어 있었다. 순간 수천개의 토리이로 유명한 교토의 후시미이나리 태사가 생각났다. 교토를 3번이나 갔지만 아직 못가봤는데, 다음에는 꼭 가야지.


  여기 바로 옆에 킨죠레이타쿠(金城霊澤)라는 작은 샘이 있는데, '카나자와'라는 지명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바로 이 샘에서 사금을 씻었다는 전설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金洗い沢=金沢).  이 샘에서 카메라를 두고 타이머 모드로 둘이서 컨셉 사진을 여러 장 찍고 있을때, 한 할아버지가 오셔서 이 샘과 지명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 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카나자와 21세기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명한 수영장 작품을 보기 위해서다. 이 미술관은 세지마 카즈요와 니시자와 류에라는 젊은 두 일본인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다. 두 사람은 이 미술관 설계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가 되었다고 한다.  지름 113m의 원형으로 구성된 이 건물은 바깥 창이 모두 곡선 유리로, 도심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밖에서 미술관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안에서도 밖의 풍경을 바로 조망할 수 있다. 누구라도 언제나 편한 마음으로 들려 즐길 수 있고, 다양하고 활발한 소통과 체험이 이루어지는 '공원 같은 미술관'인 것이다. 덕분에 미술관 안에서도 풍부한 자연광을 즐길 수 있었다.


   미술관은 무료 존과 유료 존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대형 기획 전시와 일부 영구 전시품들을 보려면 입장권이 필요하나, 그 외의 커뮤니티 존 등 일부 전시실과 일부 영구 전시품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위 사진의 Leonardo Erlich의 The Swimming Pool(2004)는 지상에서는 돈을 안내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물 아래로 들어가보고 싶다면 입장권을 사서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미술 서적에서 매번 보던 유명한 미술품이 내 눈 앞에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물론 뉴욕에 갔다온 지금 생각해보면 비교적 임팩트는 덜하지만(MoMA, National Gallery of Art, the MET 등에 있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을 보고 왔으니...), 그 당시에는 대단히 즐거운 체험이었다.


  본 전시는 'ぬう’라는, 직조를 통해 만든 예술품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예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작가가 의도한 바를 파악하는 능력이나 내가 느끼는 주관적 감상이 초보적 수준이어서 약간 아쉬웠다. 학생은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다행히 한국 학생증을 보여줘도 할인이 되었다. 위 사진에 나오는 회랑은 일자로 건축물을 관통하는 통로인데,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외벽이 통유리가 아닌 콘크리트였다면, 매우 어둡고 침침했을 터이다.

  폐관 시간이 다 되어, 밖으로 나왔다. 미술관 건물 밖에도 조각품이나 여러 설치미술이 있었다.


끝인 줄 알았지만 끝이 아닙니다. 카나자와역으로 왔다. 이제 토야마로 가자! 사실 JR패스가 연속 7일짜리인데 안쓰면 아깝기도 하고. 이 거대한 문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다룰 것이다.


 역사 외부도 마찬가지지만, 내부도 정말 아리땁다. 카나자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좋은 건축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사람 간의 소통을 촉진한다.


우리를 토야마로 데려가 줄 츠루기 722호. '츠루기'는 호쿠리쿠 신칸센의 열차 등급인데, 카나자와-신타카오카-토야마 사이를 왕복한다. 왜 카나자와~도쿄 구간 중 편도 60km도 안되는 카나자와~토야마 만을 왕복할까? 사람도 별로 안타는데 이는 카나자와를 거쳐 토야마까지 운행하던 특급 선더버드(오사카~토야마)나 특급 시라사기(나고야~토아먀)가 신칸센 개통 이후 카나자와 이북으로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되면서, 승객의 편리를 위해 만든 등급이라고 한다.


토야마 도착~! 호쿠리쿠 신칸센 개업에 맞춰 새로 개업한 역이라 역시 흠잡을 데 없는 디자인이다. 타일, 표지만, 스크린도어 모두 디자인이 정말 깔끔하다. 코레일은 겉에만 번지르르한 유리궁전 역사 만들 생각 말고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면 이처럼 중후하고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지 배워야 할듯.


  신타카오카역을 거쳐 토야마역에 도착했다. 신타카오카역 근처에 대형 이온몰과 토호 시네마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시 일본에서 막 개봉했던 '너의 이름은'을 보러 갈 걸 그랬다. 이상하게도 그 때는 정말 바빠서 그랬는지,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토야마역은 듣던대로 전철과 시내 트램, 버스 및 택시 등 교통 수단간의 연계가 잘 되어 있었다. 역을 나오자마자 바로 트램 정류장이 있어, 시내 각지로 이동할 수 있었다.


  토야마시는 군대에서 처음  '토야마의 교통개혁'이라는 일본 원서를 통해 알게 되었다. 토야마시의 모리 시장이 수요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공공교통과 자동차 도시의 가속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개혁을 통해  '컴팩트한 마을 조성(コンパクトなまちづくり)'과 대중교통 수요 확보를 이루어낸다는 내용이다. 고밀, 근접 개발 및 대중교통을 통한 도시공간 연계, 도시기능 집약 등이 이루어진 이러한 '압축도시(Compact City)'는 인구감소와 고령화에도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토야마시의 성공은 일본의 다른 지자체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고,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우선 저녁에 먹을 식량을 사기 위해, 미리 찾아보았던 근처 대형마트로 향했다.



  약 한시간 반 정도 머문다는 계획은 무모했다. 시간이 부족해 결국 카나자와까지 돌아가는 신칸센을 놓치고, 한 시간 뒤에 있는 다음 열차를 예약하기로 했다. 남은 시간 동안에는 토야마 시내전차 센트램을 타고, 토야마 시내를 쭉 돌아보기로 했다. 원래 6시 전까지 토야마에 올 수 있으면 새로 개관한 유리박물관이나 토야마 시청 전망대 등을 가볼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세우는 도중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과감히 포기했다.


  토야마 시내 관광을 해 줄 녀석이 도착했다. 시내전차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다르게, 상당히 멋있게 생긴 デ9000계. 2011년 순환선 신차량 도입 사업으로 도입된 차량이다. 백, 은, 흑 세가지 색이 있다고 하는데, 운이 좋은지 흑색 당첨이다. 애칭은 CENTRAM이다. 책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일본이 아닌 유럽에 있는 것 같다. 레일과 콘크리트 바닥 사이에 수지 완충제를 넣어 진동과 소음을 완화했다고도 본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랬다. 차량은 편했고, 진동 및 소음도 거의 없었다. WIFI가 차량 안에서도 되는 점이 신기했었다.


  이 차량은 SANTRAM이라고, 순환선 외 노선을 운행한다. 가장 최근에 도입된 차량인데, 3량 중련으로 총 정원 76명을 태울 수 있다. 이 플랫폼 반대쪽에는 토야마 라이트레일과 직결운행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직결운행으로 토야마 항 지역 주민들의 역 접근성을 높이고, 관광객들과 시민이 더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현명하다.


안녕, 토야마.


  이상하다. 승객이 우리 둘 밖에 없다. 몇 칸을 돌아다녔지만,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열차에 승객이란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았다. 아니 JR니시니혼 양반 신칸센 한 량을 우리가 전세내서 간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신난 우리는 철도박물관에 온 것처럼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런 기회는 정말 없으니까. 물론 민폐가 될만한 철싸대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 사실 신칸센 차량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아마 승무원이 이 모습을 제어실에서 다 보고 있었을 것이다. 하하...


  일본 열차승무원은 항상 검표를 하러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인사를 하고, 검표를 끝낸 후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인사를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열차에 우리 두 명밖에 없는데도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빛나는 직업정신이 엿보였다. 안녕, 츠루기.


  계속 반복하게 되지만, 카나자와역 역사는 정말 아름다웠다. 저렇게 계단에 조명을 넣을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어쨌든 긴 하루였다. 이 날은 토요코인 호텔에 걸어서 돌아간 뒤, 코인세탁기로 세탁까지 하고 자느라 새벽 2시 가까이 잘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다음 날 체크인 시간을 넘긴 늦잠으로 이어지게 된다.

 오늘 이동 거리. 가벼운 일정이다. 4,5일차가 정말 빡센데...

2016 일본일주 철도 탑승기록 2일차: 120.6km / 누적: 1216.4km

2017년 1월 31일 화요일

<일본 일주 여행> 1.일본 일주의 시작

1. 2016.08.22 일본일주의 시작

  벌써 5번째 방문하게 된 일본. 14년 6월에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취소할 수 밖에 없었던 일본 일주를, 2년 만에 다시 떠나게 되었다. 군대 복무 중에는 조금이라도 즐거운 꿈을 꾸면서 생활하려고 전역 후 친구와의 일본 일주를 계획하곤 했었다. 여행 9개월 전부터 일본어 원서 여행 가이드를 주문하고, 구글 맵으로 현지의 길을 눈에 익혔다. 여행 중 들리는 도시의 지도가 머리 속에 개략적으로 전부 들어올 만큼 열심히 찾았다. 결국 이번 여행의 계획도 90% 이상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본래 여행은 7월에 계획되어 있었지만, 중간에 한일성신학생교류 활동때문에 모든 것을 엎었다. 같이 활동하는 학생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일정을 미루고 축소했다. 원래 15일의 거창한 계획은 8월 16일~8월 31일까지의 10일짜리 계획이 되었다. 입출국 또한 하네다 IN-하네다 OUT이 아닌, 후쿠오카 IN-나리타 OUT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예약해두었던 산토리홀의 클래식 공연도 취소하고 ANA항공의 항공편도 취소해서 정말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이 되었다.


  이번 여행은 후쿠오카-나고야-카나자와-토야마-센다이-삿포로-왓카나이-하코다테-도쿄를 JR패스 7일권을 사용해 완주했다. 철도와 관광을 균형있게 배치하면서도 하드코어한 철도 여행이 되지 않도록 계획했다. 물론 내 기준에서... 하드코어라 함은 철도 탑승시간이 하루 11시간 이상이 될 경우다. 언젠가는 청춘18이나 홋카이도&동일본 패스로 보통열차로만 이루어진 여행을 해보고 싶다.
  

  얼마만의 인천공항인가! 13년 11월 이후로 근 3년만에 다시 찾아 감회가 새로웠다. 제대 후 찾은 공항이라 더욱 기쁘고 즐거웠다. 다음 날 후쿠오카행 진에어 첫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기쁜 마음으로 노숙을하기 위해 왔다. 11시 정도에 도착한 인천공항은 3년 전 북큐슈 일주 때와는 달리, 이착륙하는 비행기도 거의 없었고 매우 조용했다. 2번째 노숙하는 만큼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도 않고, 바로 잠자리가 될 만한 의자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한 2시간 반이나 잤을까? 새벽 5시가 안 되어 다시 깼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탑승동으로 향했다. 3년 전과 같은 항공사인 진에어다. 도쿄가 아닌 후쿠오카로 향하게 된 것은 여러가지 항공권을 조합해 본 결과, 후쿠오카 IN 도쿄 OUT이 21만원 정도로 가장 쌌기 때문이다. 계획 중간에 일정을 수정하면서 나고야와 도쿄 일정을 대폭 줄인 영향도 있었다. 그래서 첫날 후쿠오카에서 나고야, 그리고 카나자와로 이동하는 괴악한 초장거리 일정이 탄생했다.

  이번 기체는 평범한 737-800. 3-3배열에 크지 않고, 비행 거리도 짧다. 기내서비스는 없다. 정말 떴다 싶으면 금방 내린다.


  후쿠오카 입국 줄은 유난히 길었다.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도착한  승객들까지 모여 더욱 북적였다. 9시 이전까지 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 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입국 심사관은 여성이었는데 내가 일본어로 대답하자 유학생이냐고 물어보고,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봤다. 입국은 후쿠오카에서 했는데, 숙소에는 이시카와현 카나자와가 써져있으니 당연히 물어볼 수 밖에. 그렇지만 아직도 의문인 것은 그쪽에서 계속 경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관에서도 일본어를 사용하니 조금 더 꼼꼼하게 검사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은 영어를 써야 하나 고민한 순간이었다.


  후쿠오카 공항을 바로 빠져나와 하카타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지하철도 물론 있지만 국제선 건물 바로 밑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라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미리 알아둔 니시테츠의 하카타역 경유 텐진고속BT에 탑승했다. 후쿠오카에서 나고야까지 당장 산요신칸센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일정 상, JR패스를 하카타역에서 교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당일 오사카-나고야, 나고야-마이바라, 마이바라-카나자와의 지정석은 예약했지만, 아쉽게도 이 날 탄 사쿠라 546호는 지정석이 없어서 자유석을 타야 했다. 직원이 "빨리 가서 기다리지 않으면 못타요!" 라고 하길래 바로 에키벤을 사서 갔더니, 정작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약 30분 간 열차가 도착하기까지 오고가는 신칸센을 찍으며 계속 기다렸다. 



    신오사카까지 여행을 함께 할, 신칸센 차량이 도착했다! 그렇게 그리던 신칸센을 다시 타볼 수 있다니... 마음 속 가득한 설렘과 함께 가슴이 뛰었다. 북큐슈 여행기에도 설명한 바와 같이, 사쿠라호는 큐슈신칸센-산요신칸센 직통 열차이며, 큐슈 남단의 가고시마츄오에서 신오사카역까지 운행한다. 오늘 탈 것은 JR 서일본의 N700계 7000번대 S18편성이다. 


  야마구치현과 히로시마, 오카야마, 효고현을 거쳐 종점 신오사카역에 도착했다. 눈 깜짝할 사이의 산요신칸센 완주. 신오사카역에서 도쿄 행 13:40분 히카리 470호로 갈아탔다. 간사이 지방을 여행할 때 마다 매번 왔던 신오사카역에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그냥 나고야까지 가니, 기분이 모호했다.


  N700A를 기대했건만, 왠걸 그 전전 세대 차량인 700계 차량이 왔다. 13년 11월 신코베에서 신오사카까지 탑승했던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래도 다양한 차종을 타볼 수 있다는 것에 마냥 기뻤다. 중간 정착역마다 들을 수 있는 안내 방송 챠임벨 'AMBITIOUS JAPAN!'이 그렇게도 좋았다.


  나고야역 도착. 하카타역에서 10:43분에 출발해, 나고야에 14:33분에 도착했으니 3시간 50분을 신칸센 안에서 보낸 셈이다. 분명 7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출발했는데, 벌써 오후 2시 반이라니... 빨리 움직여야 했다. 첫 일정인 리니어철도박물관을  가려면 아오나미선을 타고 킨죠후토역(金城ふ頭駅)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21인치 캐리어를 넣으려 나고야 역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겨우 승강장으로 향했다.


 눈 앞에서 열차를 놓치고, 다음 열차를 기다린다. 아오나미선 승강장에서 본 JR 센트럴 타워. 구글맵, 애플 지도에서만 보던 건물이 내 눈 앞에 있다! JR 동해(도카이)의 본사가 있는 이 곳은 나고야에서 2번째로 높은 건물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역사(駅舎)이다. 왼쪽 건물이 오피스동, 오른쪽 건물이 메리어트 호텔이 자리잡은 호텔동이다. 오피스동이 51층으로 한 층 더 낮긴 하지만 층고가 높아 호텔동보다 조금 높다. 그 왼쪽으로 지어진 높은 직육면체 건축물이 17년 4월에 오픈할 JR 게이트 타워. 최근 나고야역 주변은 재건축과 고층 빌딩 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영향일까?



 드디어 일본 일주의 본격적인 첫 일정인 리니어 철도관에 도착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서 그런지, 디자인이 깔끔하고 아름답다. 리니어 철도관은 일본 전역에 위치한 JR 각사의 철도 박물관 중에서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충실한 전시로 유명하다. 또한, 앞으로 건설 예정인 츄오신칸센에 사용될 리니어 차량의 실험 차량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펼쳐지는 장대한 공간. 어둠 속에 밝게 빛나는 철도 차량에 자연스레 놀라게 된다. 각 차량에 대해 박물관 측의 설명을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맨 왼쪽에 있는 것은 C62형식 증기기관차. 일본 최대, 최고속의 증기기관차로, '츠바메'와 '하토' 등의 이름을 달고 활약했다. 1954년, 협궤철도의 증기기관차로는 세계 최고 속도(129km/h)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럼. 협궤를 쓰는 나라가 얼마 없는데.

  가운데 300X라고 써져 있는 것은 955형 신칸센실험전차. JR도카이에서 300계를 잇는 신칸센 차량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1995년 개발한 실험 차량이다. 1996년, 전차방식에 의한 당시의 세계 최고 속도(443km/h)를 기록했다. 700계 및 N700계의 기술 개발에도 일조한 뒤, 2002년 폐차되었다고 한다.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은 이 박물관의 꽃이라고도 볼 수 있는 초전도리니어 차량 MLX01-01.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사용하게 될 츄오신칸센(도쿄~나고야~오사카)의 실험을 위해 제작된 차량이다. 츄오신칸센에 대해선 이 글에 다룰 수 없을 정도로 할 말이 많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요는 자기부상형 신칸센은 지어서는 안되는,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 하지만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는게 함정. 망했어 이 차량은 2003년 야마나시 리니어 실험선에서 당시 철도 세계최고속도(581km/h)를 기록했다. 즉, 이 세 차량 모두 각 부문에서 세계 기록을 세운 적이 있는 차량이라는 것이다. 철도 기술 개발에 들이는 열정과 자본을 생각하니 부럽다.


 차량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다. 이 차량은 리니어 차량의 내부. 현 신칸센에 비해 내부가 정말 좁은 편이다. 좌석도 마찬가지. 본래는 2-2열로 반대편도 좌석이 있었는데 전시에 맞추어 떼어냈다고 한다.


  700계!! 신칸센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셉션, 울버린(물론 고증이 엉망이긴 하다) 등 해외 유명 블록버스터에 나오는 신칸센도 모두 이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정말 유명한 차량이다. 1999년 데뷔했으며, 2019년 도카이도 신칸센에서 퇴역을 앞두고 있다. JR도카이 소속 700계는 행선지 표시를 옛 그대로의 막(幕)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JR 니시니혼 소속 700계는 LED 행선지 표시를 사용하고 있다.


  신칸센 디자인의 변천사.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선두 부분이 점점 길쭉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신형 N700계에 들어서는 700계의 '에어로 스트림'을 개량한 '에어로 더블 윙' 디자인을 채용하면서, 선두부가 10.7M로 길어졌다. 물론 옆동네 JR히가시니혼(동일본)에 가면, 15M의 선두부를 자랑하는 E5계가 있다;; 츄오 신칸센의 영업용 차량이 될 예정인 L0계도 15M로, 차량의 발전과 고속화에 따라 노즈 부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신칸센과 재래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시. 바로 표준궤와 협궤의 차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협궤(1,067mm)를 채용해 왔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구축된 재래선 철도망은 모두 이 협궤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협궤는 만들 수 있는 차량의 폭에 한계가 있으며, 일정 속도 이상의 고속 주행도 불가능하다. 일본 협궤의 최고영업속도가 특급 '하쿠타카'가 기록했던 160km/h였으니, 200km를 넘는 '탄환열차(bullet train)'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표준궤 노선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1964년 도쿄 올림픽 개최에 맞춰, 고속열차를 위해 표준궤(1,435mm)로 새롭게 만든(新) 간선(幹線)을 도쿄-오사카 사이에 놓았다. 이것이 바로 신칸센이다. 신칸센은 기존 협궤 노선과는 궤간이 다르기 때문에, 직렬 운행할 수 없다. 따라서 신칸센은 기존 철도망에서 분리된 폐쇄된 철도망으로 설계되었으며, 그런 만큼 빠른 속도와 안전성이 보장된다. KTX, 재래선 모두 표준궤여서 KTX가 강릉 스위치백도 올라가고(...), KTX, 새마을, 무궁화, 누리로가 같은 노선을 공유하는 한국과는 이런 차이점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엔 큐슈신칸센 나가사키 루트 착공을 대비해, 협궤와 표준궤 모두 운행할 수 있는 궤간가변차량 FGT(Free-Gauge Train)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작업인지, 대차에 균열이 발견되어 3년간 개발이 중지되고 작년 12월에 겨우 다시 시험 운행을 시작한 것을 보면 차라리 표준궤로 통일된 한국의 상황이 훨씬 나아 보이기도 한다.


  300계의 뒷면. 철도 박물관답게 대부분 차량 안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이 차량 옆에는 신칸센 안내방송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방송 예시문이 적혀있어서, 실제 방송을 해 볼 수도 있다. 매번 듣기만 하던 방송을 직접 해보니 특이한 경험이었다.


레일을 교환하는 특이한 장치. 오른쪽의 핸들을 좌우로 잡아 당기면 레일이 새로 교환되는데, 정말 신기했다. 차륜의 충격에 의한 레일의 연결부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레일과 레일을 용접해서 200m 이상의 장레일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마르스(MARS) 발권기. JR 그룹 산하의 철도정보시스템 주식회사에서 개발한 여객 판매 종합 시스템(MARS)으로, 좌석 지정권의 예약, 발권을 위해 개발된 컴퓨터 시스템이다. 위는 1983년에 개발된 M형 단말로, 정기권을 제외한 JR 전 권종 발매가 가능했다고 한다.


  정말 철도의 A부터 Z까지 다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과거 신칸센 역에서 사용했던 플랩 표시기를 옮겨 전시했다. 여기에 표시되는 열차는 실제 없는 편성이라고 한다. 촤르륵- 하고 펼쳐지며 바뀌는 행선지 표시가, 아름답다.


  예전에 도카이도 신칸센을 달리던 신칸센 열차에는, 이렇게 식당차도 있었다. 사진은 100계의 식당차이며, 복층 구조로 되어 있어 2층은 식당, 1층은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리니어 철도관의 뒤쪽에는 이렇게 재래선 차량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2층도 있고, 1층에 주행 시뮬레이션도 즐길 수 있다. 아쉽게도 둘 다 폐관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ㅠㅠ) 과감히 생략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또 가보고 싶다는 미련이 남는다.


  1층에는 또 거대한 철도 디오라마가 있다. 도카이도 신칸센과 재래선, 그리고 그 배경을 간략하게 축소해 놓았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다. JR 큐슈의 철도박물관보다 두 배는 컸던 것 같다. 도쿄 스카이트리와 나고야 JR 센트럴 타워 등 주요 랜드마크가 충실히 재연되어 잇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도 한 명 한 명 모형으로 자세히 구현해 놓았다. 낮과 밤이 바뀌며 건물의 조명과 열차의 조명도 시간에 따라 켜졌다 꺼졌다 하는데, 이게 또 장관이다.


    증기기관차는 큰 관심이 없어서 패스(...) 철도박물관의 오른쪽 끝 부분인데, 규모가 나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리상태가 정말 우수하고, 전시 구성도 충실하다. 리니어 철도관이 이 정도인데 그 유명한 사이타마의 철도박물관과 최근 개관한 교토철도박물관은 과연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그에 비해 한국의 의왕 철도박물관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맑은 하늘과 JR 도카이의 로고가 잘 어우러졌다. 리니어 철도관이라는 이름답게, 박물관 디자인이 상당히 미래지향적이다.


  어서 나고야 역으로 돌아갑시다. 나고야에서 20시 19분 출발이니, 나고야를 둘러볼 수 잇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역 근처 요도바시카메라에서 B-mobile 14days visitor sim을 사고, 요시노야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나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갔다. 현지 유심을 사서 인증하는 데 의외로 오랜 시간이 걸려서였다. 원래 시간이 남으면 나고야 중심지인 사카에도 가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나고야역 주변만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공짜 야경을 보기 위해, JR 센트럴 타워의 매리어트 호텔 로비층으로 올라갔다. 15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분명 올라가는 엘레베이터가 있을 터인데... 찾아지지 않아 메리어트 호텔로 연결되는 호텔 엘레베이터에 탑승했다. 파티라도 참석하는지 상당히 화려한 복장을 한 모녀가 같이 탔는데, 너무 허름한 복장의 우리와 비교되서 약간 창피했던 기억이 난다.  15층 Sky Street에서 바라본 나고야 역 주변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신 대 나고야 빌딩과 미즈호 은행이 보인다. 건축물이 모두 중후하고 무게감 있는 양식의 유리건물이라 그런 양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취향 저격이었다.


JR센트럴 타워와 게이트 타워의 모습. 일본, 아니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철도역은 찾기 힘들 것 같다. 두 동 사이를 잇는, 가로로 밝게 빛나는 부분이 바로 아까 전 다녀온 15층 전망대이다.


  나고야 역 로터리에 설치된 커다란 조형물. 이게 어떤 조형물인지 여행 중에는 전혀 몰랐는데, 여행기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 의외로 비운의 역사가 담긴 조형물이더라.

  1989년, 나고야 시 100주년을 맞아 세계 디자인 박람회가 개최되며 역 로터리 중앙에 조형물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109개의 응모작 중에서 선발된 것이 이 '비상'이라는 작품이며, '과거로부터 미래로의 발신'을 테마로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사용해 죠몬식토기의 줄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높이 21m, 직경 23m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1989년은 JR 센트럴 타워즈가 준공되는 10년 전이었으며, 당시 역 앞에는 저층의 구 대 나고야 빌딩과 마이니치 빌딩이 있었다. 그 가운데 세워진 이 미래적인 조형물은 단연 그 존재감을 드러냈고, 나고야를 상징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비상'은 불운의 시대에 맞닥뜨리게 된다. 본래 조형물에 분수 기능이 있어서 정상에서 물이 흘러내렸는데, 로터리를 도는 차에 물이 튀긴다는 민원에 결국 2001년 분수기능 작동이 중지되고 만다. 2008년에는, 빌딩 자체가 꼬여있는 특이한 디자인의 '모드 학원 스파이럴 타워즈'가 새롭게 완공되면서 그 명성도 위협받았다. 최근엔 2027년 츄오신칸센 개통에 맞춰 나고야 지하역을 착공하기로 하면서, 2년 후 이설될 운명에 처했다. 약 30년여간 나고야의 상징이었던 작품이, 결국 외지로 옮겨지고 마는 것이다. 아쉽다.

관련기사: https://thepage.jp/aichi/detail/20151206-00000007-wordleaf


  나고야 역 일주를 한 뒤, 다시 나고야역으로. 카나자와를 가기 위해서는 마이바라역까지 다시 신칸센으로 돌아간 뒤, 재래선 특급 시라사기를 타고 카나자와까지 움직여야 한다. 먼저 탑승한 것은 JR도카이의 쾌적한 N700A계. 


   마이바라에서 카나자와까지는 특급 시라사기 5호를 타고 이동했다. 이로써 마이바라~카나자와의 호쿠리쿠 본선도 완주하는 셈이다. 사실 시라사기는 나고야~카나자와를 운행하는 특급이기 때문에 나고야에서 바로 타고 가도 상관없었지만, 신칸센으로 중간에 마이바라에서 환승하는 것이 시간 단축이 된다.

   호쿠리쿠 본선은 특성상 시가, 후쿠이, 이시카와현을 모두 지나게 되는데, 특히 후쿠이현과 이시카와 현을 지날 때 굉장히 시골 철도 느낌이 났다. 현지 유심은 중간중간 터졌다 안터졌다 하질 않나, 울창한 숲 사이를 지나가질 않나...어쨌든 카나자와까지 날 편안하게 데려다 준 681계야, 수고했어.


  드.디.어. 목적지인 카나자와역 도착! 열차는 22시 50분에 도착했다. 일본 도착 후 숙소까지 대략 15시간이 걸린 것이다. 호쿠테츠버스를 타고, 숙소인 카나자와 코린보 토요코인으로 향한다.


오늘 이동한 거리.


2016 일본일주 철도 탑승기록 1일차 결산: 1095.8km / 누적: 1095.8km